생산자가 중심이 돼 돼지열병 청정화를 달성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성공을 위해서는 써코백신 및 보관용 냉장고 지원, 문신기 보급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표준화된 백신매뉴얼을 제작, 현장에 보급하고, 상·벌제를 도입해 돼지열병 청정화에 대한 양돈농가의 참여열기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돼지열병 청정화 사업소개 및 농가 계도·홍보를 위해 지역별로 순회하고 있는 돼지열병박멸대책위원회(위원장 김동환)는 지난 18일 강원도가축위생시험소에서 사업설명회 및 박멸대책위 현판식을 가졌다.

성시명 대한양돈협회 강원도협의회장은 “과거 우리는 돈열 청정화를 선언했다가 재발한 실패경험이 있다”며 “돼지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자 스스로가 돼지열병 청정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멸위 실무단장을 맡고 있는 하태식 대한양돈협회 부회장 역시 “돼지열병을 막기 위해서는 농가가 먼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한·EU(유럽연합) FTA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고, 중국의 돼지산업도 무시를 못하는 상황인 만큼 돼지열병 청정화를 통해 막아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양돈협회가 서울대학교 수의과학연구소에 의뢰해 돼지열병 청정화 기초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60~90일령과 90~120일령 구간에서 항체양성율이 각각 45%, 66%로 저조했다. 이런 결과를 봤을 때 백신접종시기인 40일령과 60일령에 백신접종이 소홀하다는 게 박멸대책위원회의 판단이다. 또 조사결과가 이런데도 도축장에서 항체 양성율 95%가 나오는 것은 출하 3주전까지 열병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양돈협회 최성현 부장은 사업설명을 통해 “돼지열병 청정화를 위해서는 항체 양성율 95%이상 달성을 유지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농가가 1차 40일령, 2차 60일령에 돼지열병 백신을 반드시 접종을 할 것”과 “항원·항체 검사를 위한 농가방문 시 채혈작업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하태식 부회장은 “양돈농가들이 사료회사나 약품회사, 컨설턴트 등의 자문을 받아서 백신접종시기를 자의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의견은 다양하지만 수의과학검역원 등이 여러 가지를 검토한 후 정한 원칙이 40일령과 60일령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 부회장은 “양돈농가들이 2차 접종을 꺼리는 것은 소모성질환으로 폐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소모성질환을 막기 위해 올 추경예산에 써코백신 지원을 요구했다가 막판에 삭감이 됐지만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반드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돼지열병 청정화 사업을 통해 쇠고기 이력추적제와 같이 문제발생 시 생산자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양돈방역관리체계가 훨씬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성현 부장은 “박멸기반구축단계인 내년까지 전체 양돈농가에 대해 공수의사 및 가축방역사 등을 책임자로 지정, 농가별 예방 등 방역관리를 강화할 것이며, 문기기 보급도 협의를 하고 있다”며 “농가별 돼지의 이동을 관리하기 위해 농가별 고유번호를 부여해 전산등록을 하고, 출하 시 고유번호를 문신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구축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장양돈농가들은 일부지역의 경우 관급백신의 경우 냉장보관을 하지 않을 경우 약효 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냉장고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강원 원주의 한 농가는 “돼지열병 미접종 농가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농가가 혈청 검사 등을 꺼려하게 된다”며 “어느 정도의 유예기간을 둬서 과태료를 면제해주고, 열병 청정화에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잘하는 지역이나 농가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춘천의 현재용 씨는 “대일수출재개와 중국으로부터 수입의 막기 위해서 열병청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농가가 백신접종을 하는데 의구심을 갖지 않게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자료: 한국농어민 신문 5/25]